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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주보칼럼) 사라진 사순절과 유월절 (3/22)

패인초 2026. 3. 22. 08:33

사라진 사순절과 유월절

(2026.3.22. 조인 목사)


사순절(四旬節, Lent)은 부활절을 기준으로 이전의 날 중에서 6번의 주일을 제외한 40일을 의미하며, 올해 2026년의 사순절은 지난 218일 수요일부터 부활절 바로 전날인 44일 토요일까지의 40일입니다. 40일 기간 동안 그리스도인들은 부활절을 기다리며 준비하도록 요청받는바,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절제와 극기를 실천해야 합니다. 사순절은 본래 카톨릭교회에서 유래했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개신교회도 광범위하게 지키는 절기로 정착했으며, 당장 인터넷만 열더라도 사순절 기도(), 금식, 찬양, 설교, 말씀(묵상), 그림, 달력 등 이 절기에 관한 자료와 준수 방법에 대한 정보들이 넘칩니다.                                                                           

사순절의 첫날은 항상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이라 불리는 수요일이며, 이날 그리스도인들은 이마에 시커먼 재를 바르고 죄를 고백하면서 사순절을 시작합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재의 수요일에 온 가족과 함께 이마에 십자가 모양의 시커먼 재를 바른 인증샷을 SNS 등에 올리며, 심지어 장로교회에서조차 목사의 인도 하에 온 교인들이 재의 수요일에 재를 바르는 의식을 행하는 모습은 굉장히 불편한 진실입니다.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하면서 죄를 회개하는 것은 경건한 성도의 당연한 열매이지만, 백번 양보하더라도 카톨릭교회에서 행하는 이런 의식을 개신교회에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행하는 것은 심각한 복음의 왜곡입니다.

 

평소에 바른 복음을 전하는 목회자들조차 사순절만 되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경쟁적으로 사순절에 대해 설교하고, 칼럼과 묵상글을 쓰고, 물론 준수 방법 등을 공개합니다. 그런데 더 이상한 교회도 있습니다. 정통교회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사순절을 지키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만, 되레 유월절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교회가 있습니다. 그러나 사순절은 안 지키면서 유월절은 지키는 그 이상한 교회나, 사순절은 지키면서 유월절은 안 지키는 정통교회나 도진개진입니다. 지키려면 둘 다 지키든가, 안 지키려면 둘 다 안 지켜야 논리적으로나 신학적으로 옳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논리보다는 신학이 더 우선해야 합니다.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최후의 식사를 하신 날은 유월절 하루 전날입니다.(26:1,17; 19:14) 예수님은 유월절 어린 양이 없는 유월절 식사를 하신 셈인데, 이는 다음 날인 유월절 당일에 십자가에서 죽게 될 자기 자신이 바로 유월절 어린 양이며, 유월절은 더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하신 것입니다. 진짜 유월절 어린 양은 십자가에서 죽고, 부활하고, 승천할 것이기 때문에 유월절과 함께 다른 모든 것은 사라질 것입니다. “너희가 날과 달과 절기와 해를 삼가 지키니 내가 너희를 위하여 수고한 것이 헛될까 두려워하노라.”(4:10-11) 이런 마당에 유월절과 함께 사라진 사순절을 지키는 것은 매우 비성경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