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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주보칼럼) 연말시상식 수상소감 (1/19)

패인초 2025. 1. 19. 09:21

연말시상식 수상소감

(2025.1.19. 조인 목사)


 

한국에서는 해마다 연말이 되면 TV 방송사들이 한 해 동안 가장 인기가 많았던 연기자들에게 상을 주는 소위 연기대상, 혹은 연예대상이라는 시상식을 거행합니다. 그러나 시상식 후에는 항상 상을 받아야 할 사람이 수상하지 못하거나, 반대로 자격 없는 사람이 수상하는 것에 대해 시청자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집니다. 사람마다 연기에 대한 관점이 다르고,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다르기에 이런 현상을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지만, 과거 일단의 시청자들이 그들의 기대와 다른 수상을 결정했다는 이유로 방송사를 상대로 청와대에 그 상을 취소해달라는 청원까지 제기한 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좀 유별스럽다는 생각을 지을 수 없습니다.

 

수상자들의 다양한 반응이나 소감 내용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선 함께 고생한 동료 연기자와 제작진들은 물론, 배우자와 자녀, 부모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면서 감사하는 일은 필수적입니다. 자신의 연기 인생을 돌아보며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으며,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당황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가끔 열악한 방송 현실이나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 소신 있게 발언하는 사람도 있고, 이미 고인이 된 부모나 가족, 동료들을 추모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한 어떤 사람은 신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는데, 간혹 부처에게 감사하는 사람도 있지만 연예계에 기독교인이 많아서 그런지 대부분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몇 해 전 한 방송국에서 우수 연기상을 받은 한 남자 연기자의 수상수감이 생각납니다. 그리 특별한 내용은 없었지만, 우리의 삶의 자세를 돌아보게 만드는 그의 수상소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제가 데뷔 후 처음으로 연기상을 받습니다. 제가 98년도에 데뷔를 해서 뭘 하고 살았나 했더니 유일하게 꼭 지키면서 했던 게 시간 약속 잘 지키는 거랑 인사 잘하는 거랑 쓸데없이 실수나 사고 안 치는 거랑 현장에서 조금 웃긴 거 외엔 한 게 없습니다. 그게 기본적인 건데 그걸 소홀히 하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앞으로도 기본적인 거 잘 지키겠습니다. 좋은 배우가 되기 이전에 인성이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980년대 베스트셀러였던 로버트 풀검의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는 인생의 기본을 다룬 책입니다. 이 책이 말하는 잠 자기 전에 양치질하기, 집에 돌아오면 손 씻기, 거짓말하지 않기, 예습과 복습을 잘하기, 편식하지 않기, 자기 책상은 자기가 정리하기,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기 등은 우리가 이미 유치원에서 배웠고, 자녀에게도 귀가 닳도록 강조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유치원생이 어른이 될수록 이 기본에 소홀하므로 가정과 사회, 국가, 심지어 교회도 비상식이 판칩니다. 장차 하나님이 주최하시는 신앙대상식에서 생명의 면류관을 수상할 때는 성도로서 이 세상에서 기본에 충실했다는 수상소감을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