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甲辰年) & 값진년
(2024.1.7. 조인 목사)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다저스 구단은 작년 2023년 12월 현재 메이저리그의 최고 스타라 할 수 있는 일본인 투수 오타니 쇼헤이를 전 세계 프로 스포츠 역사상 최고액인 10년간 7억 달러(9,200억원)를 지불하고 영입했습니다. 그러나 며칠 후에 다저스 구단은 또다시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역대 메이저리그 투수 최고액인 12년간 총 3억 2,500만 달러(4,215억원)를 지불하고 영입함으로써 막강한 투수진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다저스가 단지 이 두 선수에게 지불한 10억 2,500만 달러(1조3천350억원)는 지난 2005년 미국 글레이저 가문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의 명문구단인 멘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인수했을 때의 금액과 맞먹는 큰 금액입니다.
이러한 거액을 지불하고 선수를 영입하는 이유는 그 선수가 그만한 값어치를 하기 때문입니다. 당장 다저스 구장의 관람객 수입이 증가할 것이며, 다저스 구장에 광고를 내고 싶어 하는 기업들이 벌써 줄을 서고 있습니다. 또한 이 선수들과 관련된 ‘굿즈’(goods) 상품, 즉 그들의 사진, 유니폼, 모자, 인형, 소품, 액세서리 등의 판매량을 무시할 수 없으며, 특히 일본으로부터의 관광객 증가는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게다가 올해는 다저스와 샌디에고 파드레스의 3월 개막전이 대한민국의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다저스의 일본인 투수와 파드레스의 한국의 타자 김하성 선수와의 맞대결에 대한 기대감마저 크기 때문에 이로 인한 한국에서의 경제적 효과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선수들이 받는 계약금 및 연봉은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사돈과 팔촌의 재산까지 다 끌어모아도 평생 구경할 수 없는 큰돈이기에 살짝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면 우리의 삶은 그들보다 값어치가 없습니까? 단지 돈으로만 환산하면 사람마다 매겨진 값어치 때문에 우열이 분명하겠지만 인간은 돈으로 값을 매길 수 없습니다. 이 세상 모든 인간의 삶은 그 나름의 값어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다릅니다. 누구나 이론적, 혹은 공식적으로는 절대 돈으로 인간의 값을 매길 수 없다고 말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나보다 돈이 많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부러움을 넘어 그들 앞에서 비굴해지기까지 하며, 나보다 돈이 없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들을 은근히 무시하고 차별합니다.
2024년 갑진년(甲辰年)은 푸른 용(靑龍)의 해이기에 푸른 용처럼 하늘로 비상하자는 덕담을 나누지만, 그리스도인이 육십갑자를 신뢰할 이유도 없거니와 성경적으로도 용은 그리 긍정적인 동물이 아닙니다. 다만 말장난을 좀 하자면 우리는 새해를 값진년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아무리 부정할지라도 인간은 결국 돈으로 매겨진 값어치 때문에 상대적인 우월의식과 열등의식을 가지고 살 수밖에 없는데, 정말 방법이 없을까요? 인간이 같은 인간에게 값을 매기는 한 이러한 사고의 고리를 끊을 길이 없지만 모든 인간은 하나님 앞에서 똑같은 죄인이라는 사실을 철저히 인정할 때 최고 연봉의 투수와 최저 연봉의 투수, 그리고 팬이 함께 야구를 즐길 수 있습니다. 새해는 정말 값진년이 되길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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