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동사입니다.
(2025.4.13. 조인 목사)
‘믿음은 동사입니다.’라는 제목의 주보 칼럼을 쓰기 위해서 인터넷에서 ‘믿음’과 ‘동사’라는 두 단어를 검색했습니다. 결과는 누구나 예상하듯이 인터넷에 소개된 대부분의 설교와 책, 간증 등의 내용은 믿음은 머리로만 아는 명사가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는 동사라는 것이었습니다. 성도라면 누구나 이 말을 인정하면서 자신의 믿음을 행동으로 증명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그러나 믿음에 대한 정의나, 명사와 동사, 즉 믿음과 행위의 관계에 관한 내용은 거의 없고, 무조건 믿음으로 행동하면 복을 받는다는 것이 대부분 글의 내용이라는 점은 못내 아쉽습니다. 믿음은 마치 복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동사라는 말처럼 들립니다.
한 설교는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을 정복한 사건이 믿음이 동사인 예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설교의 결론은 그러므로 하나님께 헌금했더니 자식의 병이 나았고, 예상치 못한 큰돈이 생겼고, 세상의 꿈을 이루었다는 것인데, 가나안 정복과 이런 식의 동사가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습니다. 심지어 한 어머니는 자신의 딸이 결혼하려는 같은 교회의 남자 청년이 마음에 들지 않아 3개월 동안 기도했더니 하나님이 정말 헤어지게 하셨다면서 기도는 곧 동사임을 강조하는 설교도 있었습니다. 기도와 헌금이 분명 그리스도인이 취해야 할 동사적 믿음인 것은 분명하지만, 동사에 대한 성경의 해석과 적용은 본질에서 한참 빗나갔습니다.
바벨론에서 포로로 살던 유다 백성은 그들의 힘이 아닌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해방을 맞이하여 그들의 고국인 시온으로 귀환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개입으로만 해방(구원)이 가능한 유다 백성에게 하나님은 뜻밖에도 동사의 주어가 되라고 명하십니다. “시온이여 깰찌어다 깰찌어다. 너희는 떠날찌어다 떠날찌어다.”(사52:1.11) 그러나 절대 자신의 힘으로는 자신을 구원할 수 없는 유다 백성이 어찌 스스로 깨어나서 바벨론을 떠나는 행위(동사)의 주어가 될 수 있습니까? 이 동사의 주어는 유다 백성이 아닌 하나님일 수밖에 없음에도, 동시에 그들도 이 동사의 주어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구원의 신비입니다. 그래서 믿음은 동사입니다.
중요한 것은 동사의 내용과 목적입니다. “시온이여 네 아름다운 옷을 입을찌어다. 예루살렘이여 일어나 보좌에 앉을찌어다. 너희는 거기서 나오고 부정한 것을 만지지 말찌어다. 스스로 정결케 할찌어다.”(사52:1,2,11) 동사의 내용은 바벨론(죄)을 떠나는 것이며, 동사의 목적은 하나님의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천국)에 도착하는 것(성화)입니다. 구원은 하나님의 주권적인 일이지만, 성도가 실제로 날마다 죄의 잠에서 깨어나고, 떠나는 행위(동사)의 주어가 되어야 하는 일은 세상의 복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출애굽 이후의 가나안 정복과 출바벨론 이후의 가나안 귀환에 담긴 동사의 내용과 목적이 성도의 성화라는 점에서 믿음은 동사입니다. ♥
'미디어 | Media > 담임목사칼럼 | Pastor Colum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담임목사주보칼럼) 신앙고백서와 성찬 (4/20) (0) | 2025.04.20 |
---|---|
(담임목사주보칼럼 ) 사순절이 40일인 이유 (4/6) (0) | 2025.04.06 |
(담임목사주보칼럼) 신정론과 회개 (3/30) (0) | 2025.03.30 |
(담임목사주보칼럼 ) 모든 종교가 똑같다? (3/23) (0) | 2025.03.23 |
(담임목사주보칼럼 ) 무슬림에게 예수를 (3/16) (1) | 2025.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