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론과 회개
(2025.3.30. 조인 목사)
광활한 영토를 가진 미국은 폭우, 폭설, 폭염, 한파, 가뭄, 산불, 지진, 허리케인 등 지역에 따라 발생하는 재난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또한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는 항공기 추락사고, 자동차 사고, 건축물의 붕괴 사고, 살인 사고 등으로 인해 해마다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는데, 대부분은 사람들의 부주의와 부정부패, 욕심 등으로 인한 인재이기에 세상의 공분을 삽니다. 이러한 사고와 사건들을 목격할 때마다 하나님을 믿는 우리는 분노, 불안, 두려움을 느끼면서 하나님이 왜 이러한 악을 막지 않으시는지 궁금합니다. 이러한 악을 막을 의사가 없다면 하나님은 선하지 않고, 이러한 악을 막을 능력이 없다면 하나님은 전능하지 않습니다.
예수님 당시 로마제국의 임명을 받은 유대 지역의 총독은 빌라도였습니다. 전승에 의하면, 그는 예루살렘에 수로를 건설하기 위한 부족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성전에 바쳐진 헌금을 사용하려고 했다가 유대인들의 반대에 직면했습니다. 이에 분노한 빌라도는 성전에서 제사를 지내던 사람들을 죽이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때 마침 두어 사람이 와서 빌라도가 어떤 갈릴리 사람들의 피를 저희의 제물에 섞은 일로 예수께 고하니.”(눅13:1) 당시의 모든 유대인은 빌라도에 의해 억울하게 죽은 자들은 그들의 죄가 타인의 죄보다 더 컸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바, 보고자들은 자신들의 죄는 그들의 죄보다 작다는 사실을 은근히 과시했습니다.
예수님은 보고자들에 이렇게 질문하셨습니다. “또 실로암에서 망대가 무너져 치어 죽은 열여덟 사람이 예루살렘에 거한 모든 사람보다 죄가 더 있는 줄 아느냐.”(눅13:4) 보고자들은 예루살렘의 실로암 망대가 무너져 죽은 사람들도 그들의 죄가 타인의 죄보다 더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수님은 빌라도에 의해서 억울하게 죽은 자들에 대해서 하셨던 동일한 말씀을 반복하셨습니다. “너희에게 이르노니 아니라 너희도 만일 회개치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눅13:5) 이어서 예수님은 포도원에 심겼으나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에 대한 비유를 통해서 회개의 열매가 없는 자의 멸망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눅13:6-9)
하나님은 악을 막을 의사가 없거나 악을 막을 능력이 없지 않으십니다. 악에 대한 기독교의 답변은 악은 존재하면서도 하나님은 여전히 선하시고, 전능하시다는 신정론(神正論, theodicy)입니다. 신정론에 의하면, 하나님은 악의 조성자가 아니시며, 다만 인간의 욕심으로 초래된 악을 선으로 바꾸십니다. 우리는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마땅히 살인자와 부실 공사의 책임자 처벌, 피해자 보상, 재발 방지 등을 외쳐야 하겠지만, 예수님은 그것들보다 회개가 우선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법과 제도와 외침이 아니라 자기의 죄를 철저히 회개함으로써 성령으로 거듭난 자가 악을 선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선하시고, 전능하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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