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날이 먼저입니다.
(2025.5.11. 조인 목사)
37년 만에 부모와 자식이 상봉한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습니다. 37년 전 생활이 어려운 부모에 의해 할아버지와 작은아버지 집에 맡겨졌던 당시 10살과 7살의 두 남매는 그 과정에서 실종되었습니다. 그러나 경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그들이 지난 1982년 프랑스의 한 가정에 입양되었음이 확인되었으며, 마침내 40대의 중년이 된 남매는 몇 해 전 프랑스 배우자와 함께 한국을 방문하여 37년 만에 노부모와 극적으로 상봉했습니다. 37년 만에 부모를 만난 남매는 부모가 자신들을 버린 줄로만 알고 살았는데 이렇게 찾아줘서 감사하다고 말했고, 노모 역시 절대 그들을 버린 것이 아니며, 지금껏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완산 이(李)씨와 결혼하여 한 아들을 둔 좌의정 맹사성의 후손 맹만택은 황해도 감사로 부임하면서 아들 숙주만 데리고 갔습니다. 서울에서 홀로 시부모를 봉양하던 완산 이씨는 아들에게 이런 내용으로 편지했습니다. “너를 떠나보내니 모자가 처음으로 멀리 떠난 셈이라 서로 못 잊는 정은 말해서 알 일이 아니라 쓰지 않거니와... 그런데 벌써 나이 13세가 되어 혼취(婚娶=결혼) 성인이 머지않았으니, 어미 그리운 정은 생각지도 말라. 집에서 내게 의지하던 버릇을 버리고, 부드럽고 점잖으며 말씀과 걸음을 천천히 하여 부디 네 급한 성품을 가다듬어 고치기를 바라노라. 날이 추운데 몸조심하여 잘 지내어라. 갑신(1704) 9월 30일 모(母).”
도산 안창호 선생은 중국 상해에서 미국에 있는 아내에게 이렇게 편지했습니다. “지금은 아이들을 교육함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데, 나는 집에 있지도 못하고 당신에게만 맡겼으니 미안하오. 당신의 정중하고 다정한 교훈과 몸소 소행하는 모범으로 잘 인도하여 그것들이 다 성실하고 깨끗하고 부지런하고 규모를 좋아하게 하고, 더욱이 다른 사람에게 동정하고 사회를 사랑하여 돕는 습관을 길러주소서.” 도산은 훗날 서대문형무소에서도 미국에 있는 맏딸 수산에게 편지했습니다. “너희들이 공부를 잘하며 품행이 아름답고 어머님께 효성이 있고 동생들과 우애하여 항상 어머님을 기쁘게 하니, 내가 비록 옥중에 있을지라도 기쁨을 가진다.”
미국은 어머니날과 아버지날이 따로 존재하는데,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이 같겠지만 그래도 5월의 어머니날이 6월의 아버지날보다 앞서는 것은 어머니의 사랑이 아버지의 사랑보다 1개월만큼 더 크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한국도 처음에는 어머니날만 있었다가 나중에 아버지를 포함하여 어버이날이 되었는데, 역시 아내의 사랑은 철없는 남편까지 품을 정도로 더 크고 넓습니다. 이래저래 어머니의 사랑이 아버지의 사랑보다 더 크다는 사실이 입증되었으므로 오늘 어머니날에 모든 어머니와 아내를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혹시 아버지의 사랑이 어머니의 사랑보다 11개월만큼 더 크고 넓은 것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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