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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주보칼럼) 이중예정, 선택과 유기 (5/25)

패인초 2025. 5. 25. 08:42

이중예정, 선택과 유기

(2025.5.25. 조인 목사)


 

목사가 주일예배 때 하나님께서 구원하실 자를 창세 전에 미리 정하셨다는 예정에 대해 설교하면 많은 사람이 의문을 제기할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버리실 자도 창세 전에 미리 정하셨다고 설교하면 더 많은 사람이 의문을 제기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구원하실 자를 미리 정하셨다는 것은 그래도 이해할 수 있지만, 버리실 자까지 미리 정하셨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어차피 버릴 인간을 애초에 왜 창조하셨는가에 대한 의문은 둘째치고, 인간을 창조하기도 전에 이미 버릴 것부터 정하시는 하나님은 스스로 모순적이며, 매우 잔인합니다. 이처럼 선택과 유기에 대한 소위 이중예정 교리는 지금도 여전히 논란거리입니다.

 

작정(作定)과 섭리(攝理)가 모든 피조물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이라면, 예정(豫定. predestination)은 인간의 구원에 대한 그의 주권입니다. 예정에는 선택(選擇. election)과 유기(遺棄. reprobation)가 있는바, 하나님께서는 일부의 사람들을 선택하여 구원하시고, 나머지는 그들의 죄 가운데 버려두시고, 심판하십니다. “그런즉 하나님께서 하고자 하시는 자를 긍휼히 여기시고 하고자 하시는 자를 강퍅케 하시느니라.”(9:18) 유기 교리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자들에게 바울 사도는 이렇게 되묻습니다. “이 사람아 네가 뉘기에 감히 하나님을 힐문하느뇨 지음을 받은 물건이 지은 자에게 어찌 나를 이같이 만들었느냐 말하겠느뇨.”(9:20)

 

그러나 인간은 기계나 로봇이 아닙니다. 예정론은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관과 함께 인간의 자유의지도 인정하기에 인간의 미래가 다 결정되어 있다는 기계적인 결정론이나 운명론, 숙명론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다만 구원에 관한 한 하나님께서는 아무 자격이 없는 사람들 중에서 자신이 선택하신 자들만 구원하심을 성경적으로 바르게 고백한 결과가 예정론입니다. 칼빈주의가 예정론주의인 것은 맞지만, 예정론이 칼빈주의를 결정짓는 중요한 교리는 아닙니다. 예정론을 마치 운명론이나 숙명론처럼 취급하여 인간의 책임을 무시하여 전도조차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소위 하이퍼 칼빈주의(hyper-Calvinism)는 결코 성경적인 사상이 아닙니다.

 

칼빈은 그의 ‘기독교강요’에서 하나님께서 유기자에게는 그의 말씀을 들을 기회를 주시지 않거나, 그 말씀을 들을 때에 마음을 강퍅하게 갖도록 능동적으로 결정하신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그는 유기자의 영벌을 통해서도 영광을 받으시는 이러한 하나님의 비밀스러운 계획을 인간이 알려고 하는 것은 교만과 불경건의 탑을 높이 쌓는 일이며, 다만 선택자는 예정을 가르치는 성경을 통해서 자신의 구원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므로 성도는 성경대로 선택과 함께 유기도 믿어야 합니다. “저희 눈을 멀게 하시고 저희 마음을 완고하게 하셨으니 이사야가 이렇게 말한 것은 주의 영광을 보고 주를 가리켜 말한 것이라.”(12:4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