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와 파리
(2024.9.15. 조인 목사)
대한민국 축구의 역사에서 세 명의 전설적인 선수를 꼽으라면 차범근, 박지성, 손흥민 선수일 것입니다. 그러나 셋 중에서 최고의 전설을 꼽으라 하면 소위 ‘차박손, 박차손, 손차박’ 등 사람에 따라 순위가 달라지는데, 흥미로운 것은 전설을 꼽는 팬의 나이에 따라 순위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저의 경우는 제가 중학생이었던 80년대 초에 이미 세계 최고의 무대였던 독일에 진출하여 어디에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변방의 국가 코리아의 매서운 맛을 보여줬던 차범근 선수를 최고의 전설로 꼽습니다. 그러나 저보다 조금 젊은 세대는 영국의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했던 박지성 선수를, 그리고 더 젊은 세대는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현역으로 뛰고 있는 손흥민 선수를 최고의 전설로 꼽습니다.
지난 2005년 5월 유럽축구연맹(UEFA)의 클럽대항전 축구대회인 챔피언스리그 4강전 2차전이 네덜란드의 에인트호번에서 열렸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소속된 에인트호번은 세계 최강인 이탈리아의 AC밀란을 상대로 1차전에서 패했기 때문에 2차전에서는 반드시 2점 이상의 차이로 승리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경기에서 박지성 선수는 심장이 두 개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뛴 결과 전반전 9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습니다. 비록 팀은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세계 최고의 수비수들을 제치고 넣은 골이었기에 박지성의 활약이 더욱 빛났는데, 상태팀의 중앙 미드필더였던 가투소는 훗날 이날의 경기를 회상하며 박지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는 모기 같았다.”
구약시대의 이스라엘 왕국에서 대표적인 악한 왕을 꼽으라면 아합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방 여인인 이세벨을 아내로 맞이했던 그는 아내의 꼬임에 넘어가 하나님을 버리고 바알을 숭배하는 죄를 범했습니다. 아합의 아들이었던 아하시야도 왕이 되자 바알을 숭배했는데, 성경은 그 이유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저(=아하시야)가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여 그 아비의 길과 그 어미의 길과 이스라엘로 범죄케 한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의 길로 행하며 바알을 섬겨 숭배하여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의 노를 격동하기를 그 아비의 온갖 행위같이 하였더라.”(왕상22:52-53) 아들은 왕이 되었을 때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아합과 어머니 이세벨이 하던 행위를 보고 배운 그대로 악을 행했을 뿐입니다.
다락 난간에서 떨어져 병에 걸린 아하시야 왕은 치료를 위해 이방신을 찾았으나 결국 죽었으니 이는 하나님의 심판이었습니다. “아하시야가 사마리아에 있는 그 다락 난간에서 떨어져 병들매 사자를 보내며 저희더러 이르되 가서 에그론의 신 바알세붑에게 이 병이 낫겠나 물어보라 하니라.”(왕하1:2) ‘바알’(Baal)은 주신을 뜻하며, ‘세붑(zebub)’은 파리(fly)를 뜻하는바, 왕은 부모가 하던 대로 파리처럼 성가시게 하는 질병과 불행으로부터 인간을 지켜주는 파리의 신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행복과 불행을 통제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을 믿는 성도는 축구선수가 파리를 쫓아내듯 파리의 신을 쫓아내야 합니다. 박지성 선수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며, 다만 상대팀 선수 입장에서 생각해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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