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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주보칼럼) 다섯 솔라 ④ 오직 믿음 (12/15)

패인초 2024. 12. 15. 09:41

다섯 솔라 ④ 오직 믿음

(2024.12.15. 조인 목사)


 

한국의 한 유명 개그맨이 과거 해외 원정도박으로 전 재산을 탕진하고 노숙인으로 살던 때가 있었습니다. 사업이 실패하자 밀반출한 외화로 도박에 빠져서 전 재산을 탕진하고 노숙인이 되어 외국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던 중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했지만, 지금은 지인들의 도움으로 2년 만에 귀국하여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그는 한 방송에서 고백했습니다. 그런데 아들의 지명수배 소식을 접한 고령의 어머니는 충격을 받고 아들의 죄를 씻기 위해 담배꽁초를 줍기 시작했습니다. 담배꽁초를 하나씩 주울 때마다 아들의 죄가 없어질 것으로 생각한 어머니가 아들이 귀가할 때까지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주운 담배꽁초의 양이 쌀자루 5개 분량이었습니다.

 

마틴 루터(1483-1546)는 법률가가 되기 위해 법대에 진학했으나 벼락을 맞은 친구의 즉사를 목격하고 충격을 받고 하나님의 심판이 두려워 1505년 법학 공부를 접고 어거스틴 수도원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수도원에 들어간 루터는 죄로 인한 하나님의 심판을 피하기 위해 기도와 금식, 고행 등 수도원의 엄격한 규율을 철저히 지켰으며, 마침내 1506년 카톨릭교회의 신부가 되었지만, 구원에 대한 확신과 평안은커녕 오히려 하나님의 진노에 대한 두려움만 더 커졌습니다. 로마를 방문한 루터는 성인들의 유물을 둘러보며 기도하였고, 심지어 예수님을 심문할 때 빌라도가 서 있었다는 소위 빌라도의 계단이 있는 라테란 성당을 방문하여 그 계단을 기어올랐습니다.

 

그러나 무릎을 꿇은 채 한 계단씩 오를 때마다 주기도문을 외우면서 총 28개의 계단을 기어올랐음에도 루터의 마음은 죄 사함으로 인한 평안은커녕 여전히 하나님의 진노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만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그 후 신학박사 학위를 받고 비텐베르그 대학의 교수가 된 루터는 어느 날 로마서 117절을 읽다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 그는 인간이 죄 사함을 받고, 의롭게 되는 것은 인간의 노력이나 행위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께서 위로부터 부어주시는 의, 즉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비로소 자기의 죄 사함을 확신함으로써 마음의 평안과 기쁨을 회복한 루터는 드디어 15171031일 독일의 비텐베르그 성당 정문에 로마카톨릭교회의 잘못을 지적하는 95개 항목의 반박문을 붙임으로써 종교개혁을 시작했습니다. 구원은 금식, 고행, 성물 숭배, 면죄부 등과 같은 인간의 노력과 행위가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만 가능하다는 믿음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입니다. 아들을 위해 담배꽁초를 줍는 어머니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아들의 죄 사함과 구원, 의롭게 되는 것은 오직 그 아들 자신의 믿음과 회개로만 가능합니다. 그러나 믿음은 반드시 선행을 낳는바, 담배꽁초를 줍는 것도 그 아들의 몫입니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