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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주보칼럼) 바울과 유라굴로 광풍 (7/7)

패인초 2024. 7. 7. 07:44

바울과 유라굴로 광풍

(2024.7.7. 조인 목사)


 

태풍과 폭풍의 차이를 아십니까? 태풍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연안 국가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을 부르는 말로써,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이 초속 17m 이상인 바람을 태풍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세계 기상기구는 이 정도 속도의 바람은 열대폭풍이라고 하고, 최대 풍속이 초속 33m 이상일 때 비로소 태풍이라고 말합니다. 인도양과 남태평양에서 발생하는 태풍을 사이클론(cyclone)이라 부르며, 북태평양 중부와 동부, 북대서양 서부에서 발생하는 태풍을 허리케인(hurricane)이라 부릅니다. 폭풍은 최대 풍속이28.5-32.6m이면서 비를 동반하는 바람을 말하지만, 사실상 모든 태풍은 폭풍이라 말할 수 있기에 해마다 태풍으로 인해 피해를 입지 않는 나라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3차 전도여행을 마친 바울은 예루살렘에서 유대인들에 의해 하나님을 모독했다는 죄로 체포되어 재판을 받다가 황제로부터 재판을 받기 위해 로마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죄수의 신분으로 배를 타고 가던 중에 유라굴로(Euraquilo) 광풍을 만나 배는 무려 14일 동안 암흑 속에서 깊은 바다로 떠내려갔으며, 바울과 함께 배에 탄 276명은 절망 가운데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에 의해 배에 탄 모든 사람은 무사히 구원을 얻었는데, 이는 하나님이 바울을 반드시 로마에 보내셔야 했기 때문입니다. 로마에 무사히 도착한 바울은 재판 대신 2년 동안 만나는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했으며, 그 결과 기독교는 세계적인 종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유라굴로는 동풍을 뜻하는 헬라어 유로스와 거친 물결을 뜻하는 클뤼돈의 합성어이거나 유로스와 북풍을 뜻하는 라틴어 아퀼로의 합성어의 음역입니다. 라틴 벌게이트역은 이를 북동풍을 뜻하는 유로아퀼로’(euroaquilo)로 번역했으며, NIV 영어성경은 이를 northeaster(북동풍)라고 번역했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유라굴로를 광풍이라고 설명하는바, 이는 늦가을 그레데 섬의 산맥에서 발생하는 거센 회오리바람, 혹은 태풍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위험을 직감한 바울이 말렸음에도 선장과 선주가 큰 항구인 뵈닉스로 가자고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배는 유라굴로를 만나 위기에 처했는데, 항해의 전문가 선장과 선주가 이런 광풍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우면서도 의아스럽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체포되어 고난을 당한 것이나 백부장의 감독하에 호송되거나 십자가에 달린 모습을 볼 때 바울과 예수님은 매우 닮았습니다. 특히 선원들이 도망을 막기 위해 모든 죄수를 죽이려고 하자 바울을 살리기 위해 말렸던 백부장의 모습이 십자가에서 운명하신 예수님을 향해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다고 고백한 백부장의 모습과 닮았음을 볼 때 바울은 예수님을 닮았습니다. 그렇다고 바울이 구원자이거나 모든 인간이 구원받는 것은 아니지만, 바울이 배에 탄 모든 사람을 구원한 것은 인류를 구원하신 예수님을 예표합니다. 하나님은 구원자이신 예수님을 나타내기 위해 바울과 유라굴로 광풍을 사용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은 광풍을 잔잔케 하는 능력을 가진 구원자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