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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주보칼럼) 여배우와 무속인 (7/21)

패인초 2024. 7. 21. 08:31

여배우와 무속인

(2024.7.21. 조인 목사)


 

최근 한국의 한 유명 여배우의 이혼 소식으로 세상이 떠들썩했습니다. 단지 그녀의 이혼 때문이 아니라 그녀의 초혼과 첫 이혼 자체도 화제였는데 재혼했다가 2년 만에 이혼했기에 더 화제였습니다. 한 개인의 재혼과 이혼에 대해 왈가불가할 일은 아니지만, 그녀의 재혼 상대가 목사의 아들이었기에 나도 모르게 관심이 갔는데, 재혼 상대에 대한 언론의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조차 아버지가 목사일 뿐 아들이 목사인 것은 아니기에 아버지와 아들을 묶어서 생각할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배우는 재혼 상대가 목사의 아들이라서 믿을 만했고, 그가 신앙생활을 어떻게 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런데 여배우가 이혼 후 한 방송에 출연해서 한 무속인에게 사주팔자에 관해 묻자 그 무속인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팔자는 바꿀 수 있지만 사주는 논밭을 다 팔고 있는 걸 다 내줘도 절대 못 바꾼다.” 그리고 무속인은 2년 전 여배우의 재혼 소식을 들었을 때 본인에게 직접 말한 것은 아니지만 그녀의 사주 때문에 주변인들에게 재혼을 반대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여배우가 실제로 이혼하자 그녀의 재혼은 너무 성급한 결정이었다면서 인간의 팔자는 고칠 수 있지만 사주는 절대 바꿀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주와 팔자가 정확하게 무엇이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무속인의 말을 인간에게는 바꿀 수 없는 운명이 있다는 말로 이해한다면, 이러나저러나 이 여배우는 이혼했을 것입니다.

 

사주는 인간이 태어나는 순간 우주로부터 부여받는 일종의 운명에 관한 암호입니다. 사주(四柱)는 말 그대로 네 개의 기둥을 의미하는바, 사람을 하나의 집으로 비유할 때 그 사람의 생년, 생월, 생일, 생시가 그 집의 네 기둥입니다. 팔자(八字)는 네 개의 기둥이 각각 두 개의 글자로 이루어졌기에 팔자라 부르며, 여덟 글자가 모여서 네 개의 기둥을 이룬다고 해서 '사주팔자'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여배우가 톱스타였던 만큼 그녀가 막 재혼했을 당시 수많은 무속인이 마치 축구 전문가들이 축구 경기를 분석하듯이 유투브 동영상을 통해 그들 부부의 사주팔자를 분석했으며, 실제로 현재의 이혼과 같은 불운한 미래를 정확하게 예언한 무속인들도 있기에 사람들은 사주팔자는 믿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독교인이 결혼과 이혼을 너무 쉽게 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결혼과 이혼에 관한 중대사를 무속인에게 맡기는 것은 더 큰 문제입니다. 아무리 방송이라 할지라도 재혼 후 부부가 모두 기독교인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마당에 무속인에게 미래를 맡기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대단한 불신앙입니다. 사람마다 이혼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이유가 있겠지만 이를 사주팔자 탓으로만 돌린다면 아무도 자기 인생을 책임지지 않을 것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사주는 사람의 길흉화복을 점치기 위하여 파악하는 출생한 연, , , 시를 가리키는 종교용어라고 정의하는바, 사주팔자를 보는 행위는 단지 호기심의 발로가 아니라 종교적, 영적 행위임이 분명하므로 기독교인은 이를 마땅히 금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