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과 별자리
(2024.2.11. 조인 목사)
한국을 포함하여 중국의 영향권에 있는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어제인 2월 10일이 설날이었습니다. 이런 국가들에서는 공식적으로는 양력 1월 1일이 설날이지만, 문화적으로는 여전히 음력 설날이 진짜 설날이며, 미국에서도 동양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여 Lunar New Year이라 칭하는 설날에 다양한 행사를 벌입니다. 음력은 달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하는 역법 체계로써 중국에서는 농력(農曆, 农历), 일본에서는 구력(旧暦)이라고 부르는데, 같은 음력을 사용할지라도 한국의 표준시는 동경 135도이며, 중국의 표준시는 동경 120도이므로 음력을 양력으로 계산할 경우 한국과 중국, 혹은 다른 국가의 날짜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참고로, 일본은 태음태양력을 아예 공식적으로 폐지한 국가입니다.
그러나 달보다는 태양의 위력이 더 큽니다. 고대 바벨론으로부터 발달했던 점성술(占星術. astrology), 즉 달보다는 태양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우주의 원리와 인간의 운명을 해석하는 점성술의 기본 요소는 소위 황도 12궁입니다. 황도(黃道)는 태양이 1년 동안 지나가는 천체의 경로를 뜻합니다. 지구를 중심으로 볼 때(사실은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지만) 태양은 지구를 1년에 한 바퀴 도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태양이 매월 지나가는 구간이 생기는바, 이를 궁(宮. 구역)이라 부르며, 1년은 12달이므로 태양이 지나가는 이 구간을 황도 12궁(黃道十二宮. The twelve houses of the Zodiac)이라 부릅니다. 황도는 태양만 아니라 달과 태양계의 다른 행성들이 이동하는 경로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태양 자체가 아니라 태양이 이동하는 구간의 별자리이므로 황도 12궁은 12개의 별자리를 뜻하며, 점성술에 의하면 12개의 별자리가 개인의 성격과 운명을 결정짓습니다. 예컨대, 3월에 태어난 나는 태양이 제12궁인 물고기자리(Pisces)에 있을 때 태어났으므로 나의 성격과 운명은 물고기와 관련이 있는바, 한 운세 사이트에서 소개한 나의 2024년 운세는 다음과 같습니다. “내성적인 물고기자리 여러분, 2024년에 주목받을 준비가 되셨나요? 꿈, 환상, 예감을 통해 잠재의식을 활용하면 향후 12개월 동안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으며, 성장하는 기회도 얻을 수 있습니다. 우주의 카르마, 영적, 천상의 깨달음에 자신을 열면 올해를 진정한 마법의 해로 만들 수 있습니다.” 설날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여기까지 왔는데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해마다 날짜가 다른 음력설은 가끔 물고기자리에 해당하지만, 보통은 올해처럼 제11궁인 물병자리(Aquarius)에 해당합니다. 물을 담는 항아리인 물병은 보물을 담는 항아리라는 뜻에서 보병궁(寶甁宮)이라고도 불립니다. 그러나 설날과 별자리를 언급하는 이유는 점성술을 믿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참 신은 태양과 별과 달을 자기의 뜻대로 통치하시는 하나님이시며, 우리에게 유일한 보배는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고후4:7) “너희는 신접한 자와 박수를 믿지 말며 그들을 추종하여 스스로 더럽히지 말라 나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니라.”(레19:31)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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