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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주보칼럼) 어머니날과 가이아 (5/12)

패인초 2024. 5. 12. 11:47

어머니날과 가이아

(2024.5.12. 조인 목사)


 

지구의 자전 속도를 아십니까? 지구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즉 반시계 방향으로 자전하는 속도는 시속 1,670km로써, 보통 시속 800-1,000km의 속도로 하늘을 날아가는 비행기보다 약 2배 빠르며 1초에 463m, 즉 약 0.3마일을 달리는 속도입니다. 또한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도는 공전 속도는 자전 속도보다 약 64배 빠른 107,160km인데, 이는 1초에 30km, 즉 약 18.6마일을 달리는 속도입니다. 그러나 지구가 이처럼 빠른 속도로 자전하고, 공전하지만 우리가 어지러움을 느끼기는커녕 지구가 자전과 공전을 하는 사실조차 전혀 모르는 이유는 자전과 공전의 속도가 일정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차가 평탄한 노면에서 일정한 속도로 움직일 때 큰 움직임을 느끼지 못하는 원리와 같습니다.

 

그러나 과학책이 아닌 성경은 지구의 자전과 공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어지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를 하나님의 창조와 섭리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의 기초를 두사 영원히 요동치 않게 하셨나이다.”(104:5). 시편 기자는 하나님께서 지구를 공중에 튼튼하게 붙잡고 계시기에 자전과 공전에도 불구하고 지구가 흔들리지 않으며, 우리는 지구의 빠른 속도를 인지하지 못한 채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고 고백합니다. 물론 지진으로 인한 땅의 흔들림이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니며, 다만 시편 기자는 인간이 거주할 수 있도록 땅 자체를 붙들고 계시는 하나님의 창조와 섭리를 찬양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한순간이라도 그의 손을 놓으시면 지구는 흔들림을 넘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입니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가이아(Gaia)는 창조의 여신으로써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물론 무생물까지도 낳고 기르는 어머니입니다. 일종의 대지모신(大地母神, mother goddess)이라 할 수 있는 가이아는 모성, 생식능력, 창조성, 또는 대지의 풍부함을 상징하는 신이며, 땅 그 자체나 자연 세계와 동일시될 때는 어머니 대지(Mother Earth, Earth Mother)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한 마디로 우리가 발을 딛고, 숨을 쉬며 사는 이 땅, 즉 지구가 우리를 낳고 기른 어머니이며, 이 지구가 자전과 공전을 함에도 우리가 절대 어지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의 어머니인 가이아가 우리를 꼭 붙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이아 이론대로라면, 우리는 오늘 어머니날(Mother’s Day)에 육신의 어머니가 아니라 가이아, 즉 지구를 향해 절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육신의 어머니를 공경하는 이유는 단지 그가 우리를 낳으시고 기르셨기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를 통해서 우리를 낳으시고, 기르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창조 이후 지금까지 지구를 튼튼하게 붙잡고 계시는 이유는 이 땅에서 우리의 어머니가 살고, 또한 그를 통해 오늘 내가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땅이 흔들리는 것과 같은 고통 속에서도 오늘 내가 여기에 존재하는 이유는 지구의 자전과 공전 속도보다 훨씬 빠르면서도 한결같은 어머니의 사랑이 우리를 붙들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러나 내 어머니와 내가 살고, 앞으로 내 자녀가 살아갈 이 지구를 창조하시고 지금까지 붙드시는 하나님의 사랑은 더 빠르고 한결같습니다.